체화된 인지에서 퀄리아(Qualia in the Embodied Cognition)
철학과 인지 과학 분야에서, 체화된 인지는 인지와 경험을 형성하는 데 있어 정신, 신체, 환경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퀄리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였다. 이 관점에서, 퀄리아는 단순히 내적 또는 뇌에 얽매인 현상이 아니라 유기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에서 역동적으로 나타난다.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체화된 인지는 인지를 물리적 신체와 분리된 추상적인 정보 처리로 취급하는 전통적인 계산적 인지 모델에서 벗어난 주장을 한다.
신체의 물리적 형태와 능력은 우리가 인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형성하여 체화(Embodied)된다.
인지는 직접적인 물리적, 사회적 환경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정신적 과정은 체화되지 않은 표상(representation)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기반으로 발전, 진화된다.
이러한 틀에서 퀄리아는 고립된 정신작용이 아니라 세상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발생하는 경험으로 간주된다.
체화된 인지의 퀄리아에 대한 견해(Embodied Cognition’s Take on Qualia)
감각운동 패턴으로서의 퀄리아(Qualia as Sensorimotor Patterns)
체화된 인지 관점에서, 퀄리아는 정적이고 내적인 "정신적 그림"이 아니라 감각운동 활동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는 실제적 경험이다. 예를 들어, 장미의 붉은색은 단순히 장미 자체의 특성이나 뇌가 보내는 신호가 아니라 눈과 장미, 조명 조건, 그리고 행동 가능성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나타난다. 초콜릿의 맛은 단순히 혀에 있는 미뢰의 활성화가 아니라 초콜릿과 신체의 상호작용, 씹는 행위, 질감, 그리고 더 넓은 의미의 섭취라는 맥락을 포함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지각의 감각운동 이론(sensorimotor theories of perception)과 일치한다. 이 이론은 지각 경험이 감각운동 우연성에 대한 우리의 숙련, 즉 우리가 움직이고 행동할 때 감각 입력이 변하는 방식에 의해 구성된다고 주장한다.
활동적 경험으로서의 퀄리아(Qualia as Enactive Experiences)
활성화된 접근법(체화된 인지의 핵심 구성 요소)에서 마음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실행"한다. 따라서 퀄리아는 유기체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공동으로 창조함으로써 발생한다. 그것은 사물의 미리 주어진 속성도 아니고 순전히 주관적인 인상도 아니라, 관계적 현상 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피부에 닿는 햇빛의 따뜻함은 햇빛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신체의 열 수용체, 활동 수준, 심지어 햇빛과 관련된 문화적 의미에 따라 형성되는 활동적인 경험이다.
퀄리아 형성에 있어서 신체의 체화된 역할(The Embodied Role of the Body in Shaping Qualia)
체화된 인지는 신체가 뇌의 그릇일 뿐만 아니라 퀄리아를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신체의 역할이 중심이 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퀄리아는 다중 감각 양식의 통합으로 발생된다. 예를 들어, "맛"에 대한 지각은 맛, 냄새, 질감, 심지어 바삭거리는 소리까지 결합된다. 신체는 특정한 생물학적, 구조적 제약을 통해 이러한 통합을 중재한다.
고유한 신체적 형태를 지닌 우리의 몸은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매게체로서의 방식을 형성한다. 키가 큰 사람과 키가 작은 사람은 서로 다른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같은 환경에서 다른 퀄리아를 가질 수 있다.
신체가 행동하고 피드백을 받는 능력은 퀄리아의 풍부함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책의 무게를 느끼는 데는 손에 쥐고 있는 책의 촉각적 감각과 근육으로부터의 고유수용성 피드백이 모두 포함된다.
운동 능력을 상실하면(예: 마비) 이나 신체 감각과 같은 해당 퀄리아가 약해지거나 사라질 수 있다.
환경의 역할(The Role of Environment)
체화된 인지는 퀄리아가 발생하는 환경과 깊이 연결된 상황적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관점은 퀄리아가 순전히 "머리 속에" 있다는 전통적인 개념과 다른 개념이다.
환경 요인에 따라 퀄리아가 변화한다. 예를 들면, 과일의 단맛은 빛이 어두운 방에서 느끼는 것과 햇살이 잘 드는 과수원에서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
환경은 퀄리아를 형성하는 행동 기회인 행동 유도성(affordances)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칼의 날카로움은 단순히 촉각적인 경험만이 아니라 칼이 자르기에 적합한지 여부도 포함한다. 익은 사과의 색깔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먹고 싶다는 욕구의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문화적 관행과 사회적 규범도 퀄리아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음식의 매운맛은 한국 문화권에서는 즐겁게 느껴지는 반면, 다른 문화권에서는 참을 수 없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양육 방식과 공유하는 의미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음악에서 음표의 소리는 어떤 맥락에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다른 맥락에서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는 문화적 연관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공 지능과 로봇 공학에서 의미(Implications for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체화된 인지는 또한 인공 지능과 로봇 공학 분야에서 우리가 퀄리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준다.
로봇이나 AI가 퀄리아를 갖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방식으로 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신체가 필요하다. 체화가 없다면 주관적 경험에 필요한 관계적 맥락이 부족할 수 있다.
풍부한 감각운동 피드백 루프가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기초적인 퀄리아와 유사한 경험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신체적, 환경적 상호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퀄리아와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체화된 인지 관점은 퀄리아를 정신, 신체, 환경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살아 있는 역동적인 경험으로 재구성한다. 이 관점은 퀄리아를 행동, 상황성, 문화적 맥락에 근거를 둠으로써 주관적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보다 풍부하고 통합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이는 퀄리아를 진정으로 파악하려면 뇌를 넘어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체화된 상호작용과 상황적 상호작용의 전체 스펙트럼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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