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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세상의 이치)와 신경

감정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우리는 왜 잊혀지지 않을까?

by Poblor(파블러)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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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우리는 왜 잊혀지지 않을까?

 

 

기쁘거나 슬프거나 공포스럽던 일들, 이러한 일들은 왜 잊혀지지 않고 문득 문득 떠오르는 것일까?

아픈 상처일수록 왜 더 오래가는 것일까?

 

이러한 감정이 젖어 있어 잊혀지지도 않고 생생히 기억되는 사건에 대한 기억을 섬광기억(flashbulb memory)라고 한다. 섬광기억은 다른 외현기억들과 달리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기억이 비교적 생생하고 오래 기억되며 문득 문득 떠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실험으로 증명된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대한 근접한 모델을 찾아보자.

 

섬광기억의 경우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인산화 효소를 활성화시켜 이는 곳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고 새로운 단백질 합성을 통해 뉴런간의 연결(시냅스)을 강화 시킨다. 이러한 연결 강화가 뉴런간의 장기강화로 이어지고 결국 장기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쉬운 말로 다시 풀어보자. 그러기 위해선 먼저 기억의 저장형태, 곧 기억이 어떻게 우리의 몸에 저장되는 가부터 알아야겠다. 인간에서의 기억은 컴퓨터 메모리와는 다르다. 계란 판에 계란이 있고 없고 하는 식의 이진법에 따른 정보 저장이나 특정 단어, 그림, 소리 등이 특정 구역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기기억의 경우에는 앞으로 작업 기억에서 다루겠지만 해마를 포함하는 측두엽과 두정엽, 전전두엽이 강하게 관련 되어 있고, 장기기억의 경우 단기기억의 형태에서 다시 뿔뿔

이 흩어져서 뇌의 각 영역으로 산재되어 저장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때 저장되어지는 형태는 신경세포간의 연결 패턴으로 저장되어진다. 쉽게 이해가 되진 안겠지만 ‘사다리타기’에서 이어지는 연결선과 비슷하다 보면 될 것이다. ‘사다리타기’에서 보면 갈림길이 항상 있다. 그 갈림길이 곧 뉴런이고 연결선은 신경연결이라 하겠다. 허나 사실상 인체에서는 하나의 뉴런이 몇

천개의 연결을 가지며 하나의 연결만 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연결들로 정보를 증폭시킬 수도 있고 감소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신경연결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평소보다 신호를 받는 뉴런(시냅스후 뉴런)에서 반응이 커지는 것을 장기강화라고 하며 이 단위들이 모여서 장기기억이 되는 것이다. 그러지 않은 경우는 신호를 받는 뉴런에서 반응이 줄어들고 결국 연결이 끊어지게 되면 기억이 소멸되는 것이다.

결국 감정과 관련된 사건은 해당 신경세포의 세포핵 내의 DNA를 활성화 시켜 연결을 더욱 강화시키게 되면서 장기강화,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장기강화의 기전은 실험적으로 증명되고 있으며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지만 또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럼 감정과 관련된 사건은 왜 한번의 경험으로도 유전자를 활성화 시키며 오래 지속되는가?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감정이란 우리 몸의 내ㆍ외부의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라 할 수 있겠다. 종류로는 오(미움), 욕(갈망)과 희(기쁨), 노(노여움), 애(슬픔), 락(즐거움)이 있고 세세하게 말하자면 50여개까지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본능적으로 단순화 시켜보면 쾌(快)와 불쾌로 나누어진다. 먹이를 먹고 종족번식을 위한 쾌와 포식자 따위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를 포착하는 불쾌, 이런 상황과 대상에 대한 기억이 유전자를 통해 저장되어진 존재들만 진화를 거쳐서 현재까지 그 종족이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공포반응은 유전자를 통해 생명이 주어지는 순간부터 작동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기억의 분류에서 뇌구조 기억, 뇌배선 기억, 참조 기억이 있는데 이 중 뇌구조 기억, 즉 유전적인 신체 구조기억 속에 공포반응이라는 기억이 아주 원시적인 동물일지라도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인체에서 공포반응은 다소 복잡하다. 가장 핵심적인 작용을 하는 기전의 중심에는 편도핵(편도체:amygdalum)이 있다.

 

 

편도핵은 구조적으로 기억생성에서 가장 중요한 해마 옆 변연계와 기저핵들 근처에 있으며 이 위치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모이는 위치이고 전두엽에서 인지와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먼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공포에 관한 정보는 생존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거의 반사적으로 편도핵에서 먼저 행동으로 옮기며 의식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로인 대뇌 전두엽에서 그 뒤의 상황을 파악해가며 행동을 수정해 나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혐오스러운 광경, 놀라운 소리, 역한 냄새, 매스꺼운 맛, 신체적 충격 같은 정보는 일단 구조적 연결로 편도를 향하게 된다. (억제 연결들의 복잡한 경로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생략한다.) 유전적인 구조기억이기 때문에 세포핵 자체에서도 더욱 쉽게 DNA를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또 편도핵으로 가는 공포조건화 외에도 의식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로에서 생존과 관계되는 쾌 또는 불쾌의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면 다시 피드백이 됨으로써 사건의 떠올림,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반사적, 심리적 인체의 대응이 피드백 되어 결국에는 한 번의 외부의 사건은 장기강화에 충분한 강력한 고빈도 자극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오만가지의 생각이 다 들 때이다. 쾌와 불쾌의 상황에서 자극 정도에 따라서 즉 나의 생존에 얼마나 기여를 하느냐에 따라 이러한 시스템들이 작동을 하는 것이다.

정리를 하자면 슬픔, 공포와 같은 불쾌한 감정과 관련된 사건은 편도와 관련된 시스템과 유전적인 구조기억으로 인해 DNA를 활성화 시켜 장기 기억으로 유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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