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의 세계

뇌를 훔친소설가

by Poblor(파블러) 2015. 3. 31.
반응형

뇌를 훔친 소설가

 

석 영 중

 

 이 책은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여러 신경과학적 메커니즘들이 옛 문학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있는지 파헤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석영중 교수는 오랫동안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대문호들의 작품과 삶을 연구해온 러시아 문학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문학과 신경과학의 접점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톨스토이와 신경과학>, <도파민, 닥터 지바고의 글쓰기를 신경과학적으로 바라보는 한가지 방법>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드디어 첫 성과물, << 뇌를 훔친 소설가 >>를 펴냈다. 이 책에서는 러시아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권 문학작품까지 두루 살펴보면서, 그 동안 단순히 예술로만 치부해온 문학 속에 감춰진 인간 뇌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1부 흉내에서는 감정이입에 관여하는 거울 뉴런 작용에 대한 내용으로 푸슈킨 작품속 여주인공으로 타티야나라는 시골 아가씨는 도시에서 온 오네긴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평소 소설을 많이 보던 그녀는 현실과 소설 사이에서 혼동하여 표절하기 시작한다. 오네긴이 떠난 후에 모방임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눈으로 삶을 만들어간다. 여기서 모방을 억제하는 슈퍼거울 뉴런의 메커니즘을 볼 수 있다.

 2부 몰입에서는 긍정적 몰입에 닥터 지바고와 부정적 몰입에 모비딕의 이야기가 나오며,

 3부 기억과 망각으로 감각과 회상의 연결고리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마들렌을 통해 살펴보며,

 4부 변화에서는 뇌의 가소성을 말하며 변화를 추구했던 톨스토이와 체호프에 대해 보여준다. 이 4가지 키워드 즉 흉내, 몰입, 기억, 변화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의미 있는 생존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함축해서 말해준다.

 

 문학 속에서 나오는 주인들을 통해 신경과학적으로 인간의 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서 매우 흥미로움을 느꼈다. 문학과 신경과학이 전혀 접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는 동안 잘못 생각한 것 같았다. 뇌 과학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뇌과학에 무지한 사람들은 보다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문학과 신경과학 둘 다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경성대학교 지 현주 

 

반응형

'책의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레인 스토리  (0) 2015.04.16
뇌에게 행복을 묻다  (0) 2015.04.15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  (0) 2015.03.30
뇌과학 여행자  (0) 2015.03.24
신경과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  (0) 2015.03.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