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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세상의 이치)와 신경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 라마찬드란

by Poblor(파블러) 2017.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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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라마찬드란




좌측 측두엽에 있는 베로니케 영역, 전전두엽 피질, 그리고 각 두정엽에 있는 하두정소엽IPL(연상회와 각회)이 그것이다. 

거울신경; 어떤 행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할 때도 작동한다. 이 세포가 하는 일은 타인을 공감하고, 사람의 의중을 읽어 미리 행동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사용해 그 사람의 행동을 가상으로 해봄으로써 의도를 읽어낸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물컵에 손을 뻗는 것을 본다면 거울신경은 자동적으로 상상 속에서(잠재의식 속에서) 모의실험을 해본다. 


근육으로 나가는 운동신호는 사실상 두정엽에 전달되는데, 거기에서 근육과 피부, 관절, 눈에서 보내온 피드백 감각신호와 비교된다. 만일 두정엽이 의도한 운동과 손의 실제 운동 간의 어떤 불일치를 감지하면, 그 다음 운동신호가 정확하게 바로잡는다. 

만일 팔이 절단된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해보라. 뇌 앞부분에 있는 운동명령센터는 팔이 떨어져나간 것을 모른다- 그것들은 자동조종장치 위에 있다- 그래서 없어진 팔에 운동명령신호를 계속 보낸다. 

마찬가지로 운동명령센터는 두정엽으로 가는 이 신호들을 계속 복제한다. 이러한 신호는 두정엽에 있는 외톨이가 되어 입력신호에 굶주린 신체- 이미지센터의 손 영역으로 흘러들어간다. 운동명령을 참조한 이 신호들을 뇌는 가상의 실제 운동으로 잘못 해석한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여러분은 의도적으로 한쪽 팔을 움직이지 않게 단단히 고정했다고 상상할 때 왜 이와 똑같은 가상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팔이 온전할 때는 눈이 보내는 시각적 피드백과 마찬가지로 피부, 근육으로 부터의 감각 피드백, 팔 관절 감각들은 일제히 여러분의 팔이 실제로 운동하지 않는다고 증언한다. 비록 운동 피질이 "움직여"라는 신호를 두정엽에 보내도 감각 피드백이 상쇄시키는 증거는 하나의 강한 거부권으로 작동한다. 결과적으로 여러분은 마치 그것이 실제인 것처럼 상상한 움직임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러나 팔이 없어진다면 근육, 피부, 관절, 눈은 확실히 현실을 확인할 수 없다. 거부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면 두정엽으로 입력되는 가장 강한 신호는 손으로 가는 운동명령이다. 결과적으로 여러분은 실질적인 운동 감각을 경험한다. 

절단 환자들의 뇌에서의 감각-운동 연결은 절단수술을 받기 전과 같은 상태였으리라. 

절단수술에 앞서 많은 환자들은 주변 신경 부상 때문에 실제로 팔이 마비되었다. 

그래서 팔은 온전했으나 수술받기 전 몇 달동안 마비 증상을 겪었다. 어쩌면 실제로 마비가 온 이 기간에 그 마비 상태가 몸에 익어 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절단수술을 하기 전에 운동 피질이 운동명령을 팔에 내릴 때마다, 두정엽에 있는 감각피질이 근육, 피부, 관절, 눈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으리라. 전체 피드백 순환회로는 죽어버렸다

뇌가 사건 B는 언제나 사건 A를 따르는 것으로 본다고 해보자. 그러면 A를 대표하는 신경과 B를 대표하는 신경 간의 시냅스는 강화된다. 반면에, 만일 A와 B가 서로 관계를 확실하게 끊어버린다면, A와 B를 대표하는 신경은 새로운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공동의 연결 문을 닫아 버린다. 

여기서 우리는 운동피질이 끊임없이 운동명령을 팔에 보내는 상황에 놓이는데, 두정엽이 본 바로는 근육이나 감각적인 효과는 전혀 없다. 시냅스가 만들어낸 운동명령과 감각 피드백 사이의 상호 관계를 강하게 지원하던 시냅스 자신도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매번 새롭고 무력한 운동신호가 이러한 추세를 강화시켰는데 그결과 시냅스는 점점 약해지고 결국 빈사 상태가 된다. 다시 말해서 마비는 환자의 뇌로 인해 학습되었고, 몸 이미지를 만들었던 회로속에 각인되었다. 나중에 팔 절단수술을 받았을 때 그 학습된 마비가 유령 속으로 전달되고, 그렇게 유령은 마비 상태를 느낀다. 


거울 시각 피드백(mirror visual feedback)이 그의 뇌에게, 학습으로 몸에 굳어버린 마비를 '잊으라고'한 것처럼 보인다. 

내가 추측하는 작용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서로 상충되는 엄청난 양의 감각정보-관절이나 근육 피드백이 없고, 힘 빠진 운동명령 신호들, 그리고 지금 거울상자를 거치면서 꼬이고 서로 어긋난 시각적 피드백-가 입력되면 뇌는 그저 포기해 버린다. 


거울을 이용한 8명의 환자는 3주 만에 유령의 팔 고통이 사라졌다. 반면 조절 환자(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한 사람들)들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더욱 중요한 점은 MVF가 현재 뇌졸중 후유증인 마비증상을 회복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CRPS는 '학습으로 인한 통증'의 한 형태로 보인다. 손이 골절된 한 환자, 환자의 뇌는 항상 'A이면 다음에는 B'라는 사건들의 양상을 알고 있다. A는 움직임이고, B는 통증이다. 이 두 사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신경 간의 시냅스는 매일 기능이 강화된다. 결과적으로 손을 움직이려고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팔을 움직이라고 요구하는 대신 그의 시선과 거울 사이에 오목렌즈를 두고서는 그를 움직이지 않게 했다. 척의 관점에서 보면 가상의 팔은 실제 크기의 절반 또는 3분의 1 정도로 보인다. 척이 놀라 물었다. "굉장합니다.. 박사님, 내 가상의 팔이 작게 보일 뿐 아니라 작게 느껴져요. 그리고 통증도 같이 줄어들었어요! 이전보다 4분의 1의 강도로 낮아졌어요."


1980년대에 만연했던 낡은 시각은 뇌가 전문화된 모듈로 구성되어 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특정한 일을 수행하도록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뇌에 대한 고정적인 시각은 훨씬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대체되어 왔다. 뇌의 모듈은 격리되어서 일을 수행하지 않는다. 모듈 간 수많은 앞뒤 상호작용이 우리가 이전에 추측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한 모듈 작용의 변화는 -말하자면 손상이나 성숙 또는 학습과 삶의 경험으로부터- 그 모듈과 연결된 다른 많은 모듈의 작용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놀라운 것은 하나의 모듈은 다른 하나의 기능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 행동을 할 때 사용되는 뇌신경이 마치 여러분 자신이 직접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활성화된다. 

무엇이 여러분이 보는 모든 행동을 따라하지는 못하게 하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지는 못하게 할까?

머리 앞부분에 억제 회로가 있어서 적절하지 못한 상황은 자동을 따라하지 못하도록 억제한다는 것이다. 


거울신경이 하는 역할의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첫째, 가장 명확한 것으로, 거울신경은 타인의 의도를 간파하게 한다 

둘째, 거울신경은 다른 사람을 시각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외에도 개념적으로도 유리한 입장에 서도록 진화한 것 같다 


하부두정엽의 윗부분인 연상회는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또 하나의 구조다. 이 부분의 손상은 유의운동성실행증으로 불리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의사의 명령이 따라 행동을 잘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연상회에는 거울신경이 있다. 추측을 제대로 하고 있다면, 행동 불능증 환자가 다른 사람의 운동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데 형편없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조심스로운 조사가 필요하다. 


마음 이론은 인지과학에서 사용하는 기술적인 용어로 철학에서부터 영장류 동물학, 임상심리학까지 폭넓게 쓴다. 마음 이론은 여러분의 지적인 정신이 타인에 의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타인이 자신들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것을 내가 이해하는 능력이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지닌 것과 비슷한 동기, 아이디어, 정서, 사고를 그들도 가졌기 때문이다. 비록 여러분이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을 실제로 느끼지 못하더라도, 마음 이론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의도와 지각, 신뢰를 다른 사람의 마음에 투영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느낌과 의도를 추론하여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영향을 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체화된 인지'라고 알려진 인지과학의 한 분야가 있다. 인간의 사고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체화된 인지는 인간의 사고와 육체간의 상호연결로, 또 인간의 감각과 운동이 처리되는 타고난 본성으로 아주 깊게 형성된다. 고전적 시각은 본질적으로 뇌는 육체와 연결된 범용의 '보편적인 컴퓨터'와 다를 바 없는 사물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행동과 지각이 우리가 추정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 밀접하게 뇌에서 엮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

첫째, 거울신경 같은 특징을 가진 작은 세포 그룹은 뇌의 여러 부위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하나의 큰 부위로서 상호 연결 회로인 '거울 네트워크'를 감안해야 한다. 

둘째, 뇌에 관한 모든 난해한 측면은 거울신경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거울신경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인지 능력을 어떤 신경(여기서는 거울신경)이나 뇌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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